싱가포르, 디지털 머니(CBDC) 연구로 눈 돌린다

 □블록체인 기술과 중앙은행 체계 통합으로 기존 결제시스템 한계 극복 □ 싱가포르 중앙은행 디지털머니 연구개발 프로젝트(Project Ubin) 현황 및 전망

최근 데이터 연결성, 유동성, 저장기술의 급속한 발전과 함께 코로나 사태의 장기화에 따른 세계적인 캐시리스(Cashless) 사회로의 전환에 대한 관심으로 디지털 결제 및 화폐시장이 본격적으로 진화하고 있다. 싱가포르 중앙은행 역시 중앙은행 디지털머니(CBDC) 개발 프로젝트 Project Ubin을 추진하고 있으며 CBDC 상용화에 앞장서고 있는 중국과의 협력을 꾀하고 있어 향후 발전이 기대된다.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란 무엇인가”

중앙은행 디지털 통화(Central Bank Digital Currencies; 이하 CBDC)는 디지털 형태로 발행되는 중앙은행의 통화를 말한다. 지폐, 동전 등 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현금처럼 국가의 중앙은행에서 발행·관리되지만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전자적 방식으로 구현된다.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화폐(Cryptocurrencies)는 CBDC와 같은 블록체인 보안기술을 기반으로 하나, 비은행권에서 발행되는 디지털 통화이다. 암호화폐의 화폐 단위 및 발행 규모는 발행기관이 독자적으로 정하고 교환가치가 전적으로 시장원리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에 법적 통화로 인정되지 않는다. 반면 법적 통화인 CBDC와는 달리 통화정책이나 무역수지 흑자 같은 요소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CBDC는 또한 전자화폐(Electronic cash, E-money)와도 다르다. 전자화폐는 은행 예금을 전자적으로 여러 단말기로 저장·보관해 사용하는 것으로 실체가 있는 법정통화다. 반면 애플페이, 삼성페이 등 모바일 앱과 전자지갑을 이용해 가맹점에서 현금처럼 결제가 가능하다. 한편 CBDC 화폐를 따로 충전해 보관하는 것이 아니라 화폐를 대체하는 것으로 가맹점뿐 아니라 모든 거래에서 사용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CBDC 도입은 미래의 지불결제 환경 및 사회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돈 분류 체계(Taxonomy of money)

자료 : M Bech and R Garratt , ” Central bank cryptocurrencies ” 2017 년 국제결제은행 분기보고서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의 장점

첫째, 투명하고 효율적인 결제 시스템을 실현한다. 종래 사용되던 통화가 「디지털화」됨으로써, 중앙은행은 화폐 발행, 관리 등의 코스트를 삭감할 수 있다. 또 거래의 익명성을 제한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정책 목적에 따라 이자 지급, 보유 한도 설정, 이용 시간 조절도 가능해 현금 흐름을 더 정확하게 볼 수 있다. 즉, 돈이 불법적인 일에 사용될 징후가 있는지를 감시하기 쉽고, 채무 불이행 등 신용 리스크도 줄일 수 있어 중앙 은행이 경기 부양 등 통화 정책을 전개할 때, 효율성도 증진된다.

둘째, 금융포옹성(Financial Inclusion) 및 유동성이 확대된다. CBDC의 경우 은행계좌를 보유할 필요가 없어 개인이나 기업의 필요에 따른 금융상품 및 서비스 이용 기회가 확대된다. 또 현금화폐는 금리하락, 경기위축, 탈세 등의 목적으로 금고에 보관돼 통화증발을 유발할 수 있는데 CBDC는 이러한 유동성함정(Liquidity Trap)을 타계할 수 있다.

셋째, 국경 간(Cross-Border) 결제 시스템을 개선한다. 은행 등 금융기관간 거래에 사용되는 도매용(Wholesale Only) CBDC는 국경간 거래 시 상대방의 신용위험(Counterparty Credit Risk)을 감소한다. 현재 국경 간 거래는 중앙은행의 즉시결제 제도(Real Time Gross Settlement; RTGS)를 통해 이뤄지고 있지만 결제 시간상의 차이가 생겨 신용 위험을 초래한다. CBDC의 경우 365일 24시간 결제가 가능하고 결제과정이 간소화돼 처리속도가 높아짐에 따라 상대방의 신용위험을 줄일 수 있다.

●디지털 중앙은행 화폐에 대한 세계적 관심 급증

국제결제은행 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 80%의 중앙은행이 연구 실험 파일럿 프로그램 등 CBDC 개발에 참여하거나 발행을 적극 검토하면서 디지털 통화 도입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이는 올해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을 촉매로 감염될 수 있는 접촉식 화폐 대신 비접촉식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의 필요성이 더욱 커졌기 때문이다.

국가별 CBDC 연구개발 현황

자료 : Medici Research

이 중 CBDC 연구개발에 가장 빠른 움직임을 보이는 곳은 중국으로, 중국인민은행은 파일럿 형태의 디지털 위 완화(Digital Yuan)를 주요 도시, 선전, 쑤저우, 슝안, 청두에 도입해 시험 운용 중이며, 2022년 상용화를 목표로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중국이 이처럼 CBDC 구축에 발 벗고 나선 이유는 위 완화의 국제화 때문이다. 이는 또 미중 무역갈등의 심화로 미국이 중국을 국제달러결제망에서 배제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한 대응책이라고 할 수 있다.

싱가포르 핀테크 기업 관계자와의 인터뷰에 따르면 싱가포르는 현재 CBDC 개발을 위해 중국인민은행과 협력을 모색 중이라며 앞으로 양국의 디지털 머니 연구개발 협력은 이 두 지역의 국경 간 비즈니스에 큰 도움이 되고 양국의 우호적인 관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CBDC 개발 현황

싱가포르 통화청(MAS)은 「프로젝트 우빈」(Project Ubin)을 통해 분산원장방식을 기반으로 한 저비용·고효율 결제시스템 구축과 도매용 CBDC의 연구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프로젝트 우빈은 2016년 11월 시행됐으며 블록체인 기술 육성과 중앙은행 토큰 발행을 통한 보다 효율적인 통화시스템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처럼 블록체인 기반의 결제 플랫폼을 국가 단위로 구축하는 것은 싱가포르가 처음이다.

프로젝트 우빈 단계별 진행현황 단계 연구개발 주제기간 1 Tokenised SGD 2016년 11월 16일 – 2017년 3월 9일 2 Re-imaging RTGS 2017년 10월 5일 – 2017년 11월 14일 3 Deliveryversus Payment (DvP) 2018년 11월 11일 4Cross-Payment-2018년 11월 11일 4Cross-Payment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과 미국 JP모건이 개발에 참여한 프로젝트 우빈은 2020년 7월 기준으로 시제품 개발이 사실상 완료됐으며 40개 이상의 금융 비금융기업과 최종 베타 테스트를 할 예정이다. 상용화 단계에는 디지털싱가포르달러(SGD)를 발행해 실제 결제 수단으로 활용할 계획이며 복수통화와 외화환전, 유가증권 결제, 국경 간 결제 등도 가능해진다. 싱가포르 통화청은 산업발전을 촉진하기 위해 프로토타입 네트워크에 대한 기술사양 일부를 대중에게 공개할 계획이다.

싱가포르 정부는 본격적인 CDBC 발매를 앞두고 명확한 규제제도 확립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2020년 1월 28일 지불서비스법(Payment Services Act; PSA)의 시행에 따라 전자결제에 관한 새로운 규제체계를 도입했다. 해당 법령은 싱가포르 내에서 이뤄지는 모든 암호화폐 및 거래소 관련 사업을 의미하는 전자결제 토큰(Digital Payment Token; DTP) 서비스는 현행 자금세탁방지(AML) 및 테러자금조달방지(CTF) 규칙을 준수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지불 서비스법을 바탕으로 블록체인 신기술의 위험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면서 결제 서비스 산업의 혁신을 촉진할 수 있는 CBDC 관련 제도의 정비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중앙은행 디지털 머니가 싱가포르와 세계 각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

CBDC 도입은 현금 사용을 없애고 모든 결제방식을 디지털로 전환하는 동시에 국가간 통화장벽을 허물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해외여행에도 환전이나 신용카드 사용이 필요 없어 자신의 계좌와 연결된 디지털화폐를 해외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이 밖에도 CBDC 보편화는 통화정책, 지급결제 등 CBDC가 금융시스템 전반에 다양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세계 각국은 소매용 CBDC 도입에 따른 장점뿐 아니라 잠재적인 부작용까지 면밀히 분석해 도입 여부와 형태를 검토하고 도매용 디지털 토큰에 대해서도 차세대 거액결제 시스템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관련 기술을 확보하고 확대 적용 가능성을 실험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싱가포르는 선진화된 금융 인프라와 개방적이고 명확한 규제를 바탕으로 가상화폐를 비롯한 디지털 자산 사업자가 선호하는 국가로 자리 잡았다. 이러한 이점을 배경으로, 특히 우리 나라를 기반으로 하는 암호화폐 프로젝트의 대부분이 싱가포르에 법인을 설립하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 싱가포르는 어느 나라보다도 신속하게 암호화폐 관련 규제를 제정 및 도입하고 있기 때문에 싱가포르에 진출하려는 우리나라 기업은 싱가포르의 규제변화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특히 그동안 가상화폐는 세금과는 무관하다는 막연한 인식과 달리 싱가포르는 디지털토큰에 거래에 관한 소득세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는 등 적극적으로 가상화폐에 대한 과세를 준비하고 있는 만큼 국내 블록체인 기업들도 현 거래 상황을 철저히 살피고 향후 세무신고를 준비해야 할 것이다.

자료: 싱가포르 통화청(MAS), 싱가포르 개발은행(DBS), 국제통화기금(IMF), 한국은행, Channel News Asia, FinTech News, Blockchain News, Ledger Insights, Coin Telegraph, KOTRA 싱가포르 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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